열 개의 달 : 물에서 타는 불
Ten Moons : Water on Fire

작품 설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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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Angel Is Terrif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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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지금 바로 당신 귓가에 위켄드(The Weeknd)의 <Every Angel Is Terrifying>의 전주가 깔리기를 바란다.

1.

“내가 소리쳐 부른들, 천사의 서열에서 어느 누가 그 소리를 들어 주랴?
설혹 어느 천사 하나 있어 나를 불현듯 안아 준다 하여도 나는 그의 보다 강력한 존재에 소멸하리라,
...
모든 천사는 두렵다.”

릴케(Rainer Maria Rilke)의 시집 <두이노의 비가> 중 ‘제 1비가’의 앞 부분이다. 위켄드는 앨범 <Dawn FM> 수록곡인 <Every Angel Is Terrifying>에 릴케의 시 첫머리와 ‘모든 천사는 두렵다’는 구절을 가사로 가져와 사용한다. 두 구절 외엔 위켄드의 입맛대로 릴케를 번역해 재창조한 듯한 가사와 가상의 구독 서비스를 홍보하는 라디오 광고 형식의 내레이션이 덧붙는다.

...

2.

위켄드는 왜 백년도 넘는 시간 차를 넘어 릴케를, 그의 시 속 ‘천사’를 자신의 곡에 전용했을까? 그들 각자의 천사는 대체 어떤 존재이기에 ‘끔찍(terrifying)’한가?
천사는 신의 피조물로, 신과 인간을 잇는 매개자이며 신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는 복된 존재로 통용된다. 천사는 너무나 다양하다. 대천사, 케루핌, 세라핌, 수호천사와 같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교회는 천사를 아홉 품계로 나눈다. 인간에게 자주 나타나는 가브리엘, 미카엘, 라파엘을 특별히 대천사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 때 대천사에 우리엘이 포함되거나 그 외 다수의 천사가 포함되기도 한다. 교회는 수호천사의 품계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으면서 인간의 평생을 보호하는 존재라 말한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글, 그림, 각종 구전이 재현하는 천사의 모습은 천 갈래 만 갈래다. 성서는 정확히 천사의 날개를 묘사하지 않는다. 날개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묘사된 장면은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접하는 그림과 소설에서 천사는 희고, 빨갛고, 검은 색색의 날개를 보여준다. 이슬람, 마니교, 심지어 동양 어딘가의 전설과 교차하는 수많은 천사 이야기를 수집하다 보면 당신은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천사들은 살아있는 자들 사이에 있는지 혹은 죽은 자들 속에 있는지를 모른다고 한다.
영원한 흐름이 삶과 죽음의 두 영역에 걸쳐 온 세대를 휩쓸어서는 모두를 굉음 속에 삼켜 버린다.”

릴케는 천사를 유한한 존재로 묘사한다. 삶과 죽음 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를 천사도 ‘영원한 흐름’ 안에선 인간처럼 필멸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천사가 누구인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그것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숭앙하고, 나아가 그것에 어떤 욕망과 해석을 투사하려 들고, 그리하여 때로, 아니 실은 자주 압도 당하지는 않았던가. 시와 가사가 읊듯이 이때가 바로 우리가 천사에 의해 ‘파멸(annihilated)’되는 때인지 모른다.
천사는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끊임없이 변신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릴케와 위켄드는 필멸자인 천사가 믿고 의지할 존재가 아니란 점을 안다. 천사가 의지할 존재가 아니고, 신은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면 당신에게 남겨진 선택은 무엇인가.


3.

염인화는 확장현실(XR) 작가인 동시에 확장현실 연구원이다. 그는 융합을 이르는 말이 너무 다양하다고 했다. ‘convergence’, ‘consilience’, ‘Art, Culture, Technology(a.k.a. ACT)’, ‘Media Arts & Sciences’, ‘Technological Hybridity’. 시대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천사의 모습처럼 사람들은 융합이라는 말을 그저 보고싶은 대로, 듣고싶은 대로 쓰고 있는지 모른다.
작품 <물에서 타는 불>은 3D 퍼포머티브 장치-환경에서 캡쳐한 이미지다. 나는 전시장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라이트 패널에 고정된 이 이미지를 당신이 살아온 현실에서의 감각과 생각을 동원해 바라봐 주기를 바라는 시나 노래처럼 읽는다.
그는 작가들 앞에서 동료 작가 겸 연구자로서 강연하기도 한다. 기술의 전망과 활용을 말하던 끝에, 작가라면 기술을 사용할 때 세상에 ‘남겨진 것’을 고민해야 하지 않겠냐는 그의 말을 기억한다. 가상현실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접근성과 적응력에 관심을 둔 연구, 그리고 가상현실에서 아직 재현되지 않은 여성의 이미지를 고민하는 모습에서 그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엿본다. 주변에 ‘남겨진 것’을 관찰하고, 기억하고, 관계를 다시 그려보는 태도는 어떤 예술가에겐 필수 덕목일 것이다.


*다음은 책 사이에 낀 판촉물같은 것*
2022년 3월 8일(화) 오픈!
염인화 작가의 새 전시
《마믅소리》를
서울 종로구 효자로33
아트스페이스 ‘보안여관’에서
무료로 체험하십시오.
동행한 조부모든 애인이든
전시장에서 만난 사람이든
함께 동시접속-인터랙션 가능한 XR 게임 체험!


4.

릴케는 폐쇄된, 즉 ‘해석된 세계’ 속에서 불안에 떠는 인간의 모습을 본다. 그는 우리에게 ‘남겨진 것’을 주시하고, 느끼라 말한다. 그가 든 예는 불어오는 ‘바람’, ‘날마다 바라보는 한 그루’의 나무다. 위켄드는 앨범 마지막 곡에서 꽃은 꽃다워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고, 빛을 따라 꽃잎을 피울 뿐인 존재라고 말하면서 ‘so good’한 위켄드의 음악이 있는 이 곳에서 당신의 천국을 찾으라 조언한다.
사람들은 어떤 사건에 득달같이 달려들어 작동하는 법, 규칙, 해석 등을 결부해 다시 해석하기를 좋아한다. 이런 태도 안에서 우리는 한번 뿐인 생을 곧잘 망각한다. 그리고 세계를 폐쇄된 것으로 이해하면서 서로를 구속하는 데 시간을 쓴다. 천사가 두려운 까닭은 우리가 천사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당신 주변에 남겨진 것을 대하는 태도 안에 있다.


Outro.

웹확장현실(WebXR) 기반 웹사이트에 글과 오디오가 함께 제공되는 게재 방식은 글의 구성과 내용에 영향을 주었다. 내 글과 작가의 작품과의 ‘융합’이 가능한 일인가를 생각하며 글을 썼다. 작가 주변에 ‘남겨진 것’을 기웃대며 발견한 것을 잇고, 녹여낸 결과이다. 이것은 일종의 융합일 수 있을까. 아무튼 여기서 주로 녹여낸 사람은 염인화,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위켄드, <두이노의 비가> 번역가 손재준이다.



작가 소개

염인화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확장현실(XR) 연구원입니다. 확장 현실이라는 매체의 매끄럽고 액화된 표면과 그것의 유동성에 관심을 가집니다. 전통 매체가 정의해온 시공간의 경계를 이종현실적 참여 행위와 퍼포먼스로써 재기술하는 시도를 선보입니다. 그의 작업은 확장 현실 기반 3D 퍼포머티브 게임과 퍼포먼스, 워크숍, 학술적 글쓰기의 형식으로 물질화됩니다.

필자 소개

박상은 기술매체의 변천이 예술에 어떻게 접목되는가를 연구합니다. 예술이 매체, 형식, 재료 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혹은 사유하는지를 살핍니다. 이 과정에서 당대 예술이 가리키는 지향점을 읽어내는데 관심을 둡니다.

《열 개의 달과 세 개의 터널》

연대와 공존의 SF적 상상의 지도 그리기는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고 이동한다. 지역의 지형지물인 삼거리 육교와 세 개의 터널은 실질적인 장소가 될 수 있고, 길거리 작은 쇼윈도우 갤러리는 시간 여행을 하는 가상적인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이는 판데믹이라는 동시대적 불안을 연대와 장소 특정적 미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

총 2개의 전시로 구성되어 있는 본 전시 중 총 열 달 동안 진행되는 <열 개의 달> 은 MOON과 문이 열리는 음력 보름날마다 총 10인의 여성 창작자의 작품이 릴레이 방식으로 전시되며, 이와 매칭한 10인의 필진이 함께 윈도우 갤러리를 통해 조우한다. 타임머신으로 설정된 윈도우 갤러리 메일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매개 공간으로 존재한다.




제작

기획: 황수경(수경재배)
협력 기획: 정희윤
작가: 염인화
Every Angel Is Terrifying 필자: 박상은
웹XR 디자인, 개발: 염인화
그래픽 디자인: 김박현정
전시 공간 디자인: 김용현
자문: 제미란
사진: 양승욱
도움: 서예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창작산실 시각예술분야
우수전시지원 선정작 "열 개의 달과 세 개의 터널"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