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달 : 720도의 미소로


Ten Moons : Slip into a 720 degree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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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혀 안으로 ‘오’를 납작하게 나선형으로 굴려, 720도의 미소와 함께 쾌락을 씹으며, 다시 구멍의 가장자리에 펼쳐 바른다.'

디지털 소비 문화의 순환안에서 아름답게 다시 포장되어 소비되는 '우리' 그리고 우리의 '쾌락'을 미래의 낭만적 패턴과 차원으로 펼쳐본다.

'Curl the 'OHHH O' inside my tongue, spiral flop and slip into a 720 degree smile, munching in pleasure and spiraling back into the edges of the holes.'

720도의 미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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눔, 무슨 생각해?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아...? 그게 무슨 말이야?
피어나기 위해 움츠러들고 있는 거야.
오... 언제 피어나는데? 피긴 하는 거야?
음... 글쎄...

울고 있어?

흘러내리고 있어.
녹아 내리듯 사라지고 싶어.
위에서 아래로.
어쩌면
아래로부터 위로.

거짓말 하지 마.
너는 눈을 뜬 채 자고 있어.
응시하면서 안 보고 있어.
눈꺼풀이 두껍게 느껴져.
눈꼬리가 눈물만큼 흘러내리고 있는 것 같아.

이걸 왜 하고 있는거야?

기다리는 거야.
사건이 발생하기를.
한없이 기다리면서
이따금 부풀어 오르는 엉덩이나
차오르는 목구멍이나
저려오는 날갯죽지를
가만히 느끼는거야.

연필로 그은 듯한 선들이
원을 그리며 넓게 퍼져갈 때
머리를 데우던 뒷목의 날카로움이
공중으로 점점이 흩어지면
어느 새 텅 빈 구멍.
저편에 있던 부모님의 기척이 들리질 않네.

말해야 해. 방문을 열고.
엄마. 잠이 안 와.

넌 이미 와 있는 걸.
나는 끌려 가.

...


어느 거리를 지나고 있어.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기계 안에 사람을 넣고 입에 크릴 같은 걸 꽉 채워 넣으면서,
계속 채우면서 사람을 고통에 빠지게 해. 모두가 즐거워 해.
이해할 수 없는 비린내가 고통스러워.
눈 앞에서 아무 표정없이
기계를 중단하지 못하고
온 얼굴이 무너져 내리는
머리 짧은 여성의 모습을
끔찍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차에 탄 엄마와 오빠와 나.
운전을 하는 사람은 엄마다. (우리 엄만 운전을 못하는데)
누군가 팝콘을 먹고 있었는데 그게 나는 아니었어.
내가 무언가에 대해 항의를 했는데 (팝콘 때문이었나?)
백미러로 엄마의 날카로운 눈빛만이 돌아왔고, 온 몸이 따가웠다.
! 실망이야. (홱 뿌리치던 손의 감촉)
미끄러져도 언제나 빙판 위에 있지.
내가 원한 건 팝콘은 아니었어.
바깥은 계속 같은 풍경. 풍경이랄 것도 없었다.
회색 기둥만을 겨우 알아볼 수 있는 화면 속.
달려가는 바퀴의 모양도 겨우 두 컷일 뿐.
여긴 0 아니면 1 이잖아.


다리가 중간에 갈라져 있어서 12개였던 것 같아. 그렇게 징그럽지도 않았는데 나는 아빠한테 이 벌레를 잡을까 물었고 아버지는 인터뷰를 하는 중이셨어. 그는 벌레를 보지도 않았으면서 잡아 야지 내가 잡아줄게 했고 내가 먼저 살충제를 뿌렸다. 오빠와 아빠는 호들갑을 떨면서 내가 잡아 주겠다는 말만 쉼없이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더 잔인하게 그 벌레를 잡았어. 꼭 잡 고 싶던 것도 아니었는데. 도리어 내게서 멀어져 가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 반짝이던 풍뎅이... 내 옷장 문을 기어 다니던 그 움직임 그 빛깔을 나는 잊을 수가 없어.


커다란 홀.
무엇인지 알아볼 수도 없는 벌거벗은 살 덩어리들이 겹쳐진 채 가득 쌓여 있다.
나는 발을 내딛을 때마다 살더미들이 푹 꺼지는 미끄러운 감촉을 느낄 새도 없이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계단을 향해 있는 힘껏 뛰어갔다.
다음 층에 다다른 순간, 누군가의 손이 내 어깨를 밀쳤다.

미안하지만 너도 포함이야.

나는 아래로 떨어졌다.




환영해.

이렇게 된 이상
새파란 강 속으로 다시 들어가면 되잖아?
새하얀 거품을 온몸으로 내뿜으면서.

내가 남긴 그 거품은 여전히 잔류할까.

다시 시작하는 거야. 숨바꼭질.
천장과 바닥에 생겼다 사라지는 미닫이 문을
끝없이 열고 닫으면서 도망치기.

무엇으로부터?

황금색 풍뎅이도 다시 만나는 거야.
이번엔 과연 네가 아버지를 죽일 수 있을지.
내가 널 지켜볼 거야.

근데 ‘내가’ 누구야?


큰 집
그 안의 동굴 너머
바다로 뛰어드는 예진

나는 생각했다
매일 그렇게 엄마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놀자는 말에도 가버리더니
이렇게 수영을 잘 하게 되었구나
멋있다 라고

그때 나는 물 속에 있었다
그리고 나는 엄마와 약속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방에 앉아 있던 남자들이
유리창 너머로
바다를 바라다만 보고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나는 왜 바다에 들어가지 않냐고 물었지만
다들 나를 힘없이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내 오른편 나무 서랍장 위에는
하얀 레이스 팬티가 놓여 있었고
나는 그것이 예진이 벗어 준 팬티라는 것을 알았다




거짓말.
단지 너는 공허할 뿐
채워지고 싶을 뿐이잖아.
잠시라도.
아니 어쩌면 단지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를
서성이기만을 바라면서.
거리 끝에 숨어서.
음?
그게 적절하니까.
아.
그게 네 유익이니까.
오.

꽉 막혔어.
비린내가 진동해.
어디 봐.
여기.
목00.



작가 소개

여인영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자 기획자이다. 젠더, 인공지능, 도시화를 주된 연구 주제로 드로잉, 텍스트 그리고 영상 설치로의 예술적 구체화에서 담론 중심의 큐레이토리얼 프로젝트까지 확장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정신/마음의 철학에서 시작해 그 주변의 우연성을 탐색하면서, 질문은 순환적이고 부분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마이크로-내러티브에서 발생하는 차이에서 연구를 시작한다. 인간, 자연 그리고 기술의 철학적 이론과 개념적 사고를 기반으로 욕망, 자본과 소비의 순환 관계를 탐구한다.

InYoung Yeo is an artist based in Seoul. Her work expands from artistic materialization of text, drawing, and installation works to curatorial projects with interdisciplinary approaches in topics of Gender, A.I. and Urbanization as her main area of research. Exploring forms of patterns, numbers and dimensions based on various structures and coincidences, her questions start from researching differing micro-narratives with a focus on the cyclical ‘relation’. Yeo has put together and participated in various research projects, exhibitions, residencies, talks, and workshops in Korea, Germany, Southeast Asia, among others.

필자 소개

자림: 매일 밤을 기다리면서 두려워한다.
아침을 끌어당긴 뒤 슬며시 밀어내듯.
잠은 항상 깨기 바로 전이 좋고, 직조된 말은 막 꺼내기 직전이 좋다.
그래서 어쨌든 잠에서 깨어나고,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자주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사건을 기다린다.
징후를 느낀다.

《열 개의 달과 세 개의 터널》

연대와 공존의 SF적 상상의 지도 그리기는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고 이동한다. 지역의 지형지물인 삼거리 육교와 세 개의 터널은 실질적인 장소가 될 수 있고, 길거리 작은 쇼윈도우 갤러리는 시간 여행을 하는 가상적인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이는 판데믹이라는 동시대적 불안을 연대와 장소 특정적 미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

총 2개의 전시로 구성되어 있는 본 전시 중 총 열 달 동안 진행되는 <열 개의 달> 은 MOON과 문이 열리는 음력 보름날마다 총 10인의 여성 창작자의 작품이 릴레이 방식으로 전시되며, 이와 매칭한 10인의 필진이 함께 윈도우 갤러리를 통해 조우한다. 타임머신으로 설정된 윈도우 갤러리 메일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매개 공간으로 존재한다.




제작

기획: 황수경(수경재배)
협력 기획: 정희윤
작가: 여인영
'720도의 미소로' 필자: 자림
웹XR 디자인, 개발: 염인화
그래픽 디자인: 김박현정
전시 공간 디자인: 김용현
자문: 제미란
사진: 양승욱
도움: 서예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창작산실 시각예술분야
우수전시지원 선정작 "열 개의 달과 세 개의 터널"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