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달 : Parting cover


Ten Moons : Parting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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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관람하나요?

‘Parting cover’ 는 하나의 ‘덮개’에 관한 작업이다. 부드러워 보이지만 포근해 보이진 않는 말려있는 이 형태는 생물로써 느끼고 싶은 감각을 표현하였다. 또 작업과정에서 생기는 안쪽의 나눠진 부분들은 전체로 보았을 때 눈에 거슬리지 않고 완성된 결과물이 되어야 하는 과정으로 우리 삶에서 잘 느껴지지 않는 사건들을 이어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영역에 관한 소고와 이불에
관한 것은 아닌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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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지난 만남 때 미처 드리지 못한 말씀이 있어 이렇게 메일 드립니다. 선생님께서는 지난번 영역으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담론과 그 가능성에 대해 말씀하셨지요. 하지만 제가 진정 알고 싶었던 것은 영역이 전제하는 ‘구분’의 메커니즘, 그리고 그 사이 경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애초에 저는 그런 거대한 질문들에 답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논의의 지평이 다를 뿐이라고 축약하고 싶군요. 지금은 하나의 주제로 포섭되지 않는 것들, ‘아래’에서 발생하는 조잡하고 이질적인 사건들에 더 주목하고 싶습니다. ...

이불을 여러 장 덮고도 추위에 떨던 밤이 있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아직도 가끔 그런 밤들이 찾아옵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이유는 제가, 그리고 제 몸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간헐적인 소름과 애잔한 웅크림의 원인이 차가운 공기가 아니라 제가 덮고 있던 바로 그 이불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그것을 통해 온기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대단한 착각이었습니다. 이불을 덮는 순간 몸을 감싼 표면의 부드러운 감촉은 사라지고, 미세한 틈 사이로 참기 힘든 불편함이 새어듭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제 생각에 이것은 비단 저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불 ‘아래’서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겠지요. 이불을 덮을 필요도 없을 테고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누구나 이불 속으로 파고들수록 더 불편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이제 앞서 언급했던 ‘영역’의 문제에 대해서 마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불의 경우 그것은 항상 아래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냅니다. 안에 있는 대상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그 형태와 크기는 달라집니다. 가끔 섬세히 몸을 놀려 이불을 흐트러트리지 않은 채로 빠져나올 때면 우리는 이불이 품고 있었던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지요. 저는 그것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는 이불만의 고유한 속성은 아닙니다. 모든 존재에게는 각자만의 영역이 있기 때문입니다. 설령 우리가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영역의 구분, 그리고 구분 자체의 기능에 집중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경계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는 영영 수수께끼로 남아버릴지 모릅니다. 두 영역에 걸쳐 존재하는 경계를 연구하는 것, 그리고 그로부터 어떻게 더 넓은 영역을 형성할 수 있는지 추론하는 것이 제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적어도 이불 속의 추위를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어쩌면, 제 추위는 어쩌면...)

그러고 보니 저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이불이라니. 하지만 제가 본질을 흐리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러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이불의 사례를 통해 영역의 점유를 통한 불변의 안정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 안정이 어떠한 면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던질 뿐입니다. 그리고 혹시 제가 느낀 불편함도 이런 이유로 생긴 것은 아닐지 의심해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경계에 가능성을 걸어보고자 합니다. 극단에 있으나, 끝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담론으로의 이행도 경계의 이러한 성질에 기인하는 것이 아닙니까. 영역이 ‘면(面)’이라면, 경계는 ‘선(線)’입니다. 후자는 방향만 있을 뿐 위아래의 구분이 없으며, 저는 이런 속성을 보존한 채로 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제가 발견하고 싶은 것은 접촉과 접속을 통한 결과물, 즉 영역의 새로운 지평입니다. 꽤나 거창하게 들리는 이 표현 속에는 가로지르고자 하는 욕망만큼이나 세로내리고자 하는 욕구가 크게 자리합니다. 그것은 즉흥적인 나열이나 무질서한 연결로 현현할 수도 있겠지요. 한편, 선들은 잘 다듬어진 파팅라인(parting line)*처럼 정체를 감추며 영역에 녹아들 수도, 아니면 조악하게 꿰매진 옷의 한 부분처럼 존재감을 더욱 극대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날이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곧 있으면 이불을 덮지 않고도 잠들 수 있는 날씨가 되겠군요.

제 생각이 잘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정리하겠습니다. 그럼 곧 또 뵙겠습니다.

2022년 3월 18일
K.

* 성형품을 금형에서 빼낼 때에는 금형을 분할하여 형개 하여야 하므로 금형에서 빼낸 성형품 표면에는 금형의 분할면이 되는 부분에 가는 선이 남게 된다. 이와 같이 성형품 표면에 생긴 금형 분할면의 흔적, 선을 파팅라인(parting line)이라고 한다.




작가 소개

박소영은 영역에 대한 관심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개인적인 영역에 대한 확보,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공간들에 대해서 한 인간으로 가지는 감각이나 감정들을 입체로 표현한다. 최근에는 영역과 영역이 만나는 부분과 분리의 개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삶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하며 추상적인 표현들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필자 소개

임현영은 미술이 시대의 흐름에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형식에 집중하며 동시대 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한다. 주요하게는 사회의 패턴이나 법칙, 그리고 그것을 전복하려는 노력이 미술에서 드러나는 방식을 탐구한다. 한편, 작업이 보여주는 영역은 물론 감추는 영역에 관해 쓰며 이로써 그것이 속한 맥락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촉발하고자 한다.

《열 개의 달과 세 개의 터널》

연대와 공존의 SF적 상상의 지도 그리기는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고 이동한다. 지역의 지형지물인 삼거리 육교와 세 개의 터널은 실질적인 장소가 될 수 있고, 길거리 작은 쇼윈도우 갤러리는 시간 여행을 하는 가상적인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이는 판데믹이라는 동시대적 불안을 연대와 장소 특정적 미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

총 2개의 전시로 구성되어 있는 본 전시 중 총 열 달 동안 진행되는 <열 개의 달> 은 MOON과 문이 열리는 음력 보름날마다 총 10인의 여성 창작자의 작품이 릴레이 방식으로 전시되며, 이와 매칭한 10인의 필진이 함께 윈도우 갤러리를 통해 조우한다. 타임머신으로 설정된 윈도우 갤러리 메일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다른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매개 공간으로 존재한다.




제작

기획: 황수경(수경재배)
협력 기획: 정희윤
작가: 박소영
'영역에 관한 소고와 이불에 관한 것은 아닌 편지' 필자: 임현영
웹XR 디자인, 개발: 염인화
그래픽 디자인: 김박현정
전시 공간 디자인: 김용현
자문: 제미란
사진: 양승욱
도움: 서예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창작산실 시각예술분야
우수전시지원 선정작 "열 개의 달과 세 개의 터널"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